3월 마을모임

일시: 3월18일(금) 오전 10시

참석자: 고장미 김혜경 김혜정 박주라 박현주 유재경/ 여은영

성미산을 살리는 줍깅~~

어제 저녁에 날씨를 검색해보니 오늘 비 올 확률 80%라기에 비가 오면 성미산은 올라가기 힘들겠구나 생각을 하였습니다. 아침에 하늘을 보니 역시나 비가 올 듯...

꼬물이부엌에서 모두 모여 줍깅에 필요한 준비물도 챙기고 피켓도 만들었습니다. 매장 앞에 있는 빈 종이박스를 이용하여 색연필과 크레파스로 성미산을 사랑하는 마음을 적어보았습니다. 

작년 이맘때 줍깅을 하던 날은 너무나 봄스러운 날이었는데 오늘은 하늘이 비를 잔뜩 머금고 있네요. 하지만 성미산을 깨끗하게 하고 싶은 우리의 마음을 하늘이 아시는지 낮은 구름만 끼고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자. 성미산을 향해 출발~

익숙한 길이지만 오늘은 쓰레기를 줍기 위한 발걸음인지라 눈에 쓰레기만 보이네요. ㅎㅎ

초입부터 채워지는 쓰레기들. 약간 쌀쌀한 바람을 맞으면 성미산을 빙 둘러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어떤 분이 마셨을까? 맥주캔과 안주로 먹었을 과자봉지들, 나뭇잎 위에서 뒹굴고 있는 마스크. 

내 몸 건강해지라고 마셨을 배즙 봉지들이 나뭇잎 사이에서 무더기로 나옵니다. 몸은 건강해졌을지 몰라도 성미산은 배즙 봉지 때문에 숨을 쉬기가 어려웠을텐데 말입니다. 부스러진 스티로품 박스, 나뭇가지 틈 속에 숨어있는 비닐 조각들, 음료수병, 과자봉지들. 우리가 상상하는 쓰레기들은 

종류별로 다 나옵니다.

집게를 이용해도 닿지 않는 곳은 몸이 들어가서 빼내어 보기도 하고 키가 큰 사람이 혹은 팔이 긴 사람이 쓰레기를 주워 담았습니다.

산책 나온 이들은 우리가 들고 다니는 피켓을 유심히 바라보았습니다. 울림두레생협의 작은 운동이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자리 잡기를 기대해보았습니다.

작년보다는 적은 양의 쓰레기들을 모았습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다음 주부터 날씨가 본격적으로 따듯해지면 성미산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많아지겠지요. 

그러면 쓰레기는 많이 나오겠지요? 산에서 비를 맞으며 흙 속에서 뒹굴었던 것들은 재활용도 하기가 어렵답니다. 본인의 쓰레기는 본인이 꼭 가지고 돌아오는 기본 중의 기본만을 잘 지켜도 성미산은 더 건강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줄 것입니다.

동해안에서 최장 시간의 산불이 진화된지 이제 겨우 며칠이 지났습니다. 복원되기 위해서는 최소 2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답니다. 가까이 우리 곁에 있는 작은 동산조차도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절실합니다.

따듯한 봄날 꽃망울을 톡톡 터뜨릴 벚꽃, 개나리, 진달래, 철쭉...

다음 주에 성미산에 한 번 올라가 보세요. 삶의 의욕이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