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색 무성하던 잎파리들이 붉게 물들어 가을 바람에 살랑거리며 떨어집니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어 영화 속 한 장면같아 멈춰서 보게됩니다. 가을이 깊어져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남은 잎들을 더욱 붉게 물들여 가는 10월입니다. 언제 이렇게 변하는지 매일이 다르지요.
중랑지구 10월 마을 모임은 생강청 만들기 입니다. 두레생협 햇 생강을 받아 조합원들과 함께 다듬었지요. 햇 생강이라 껍질 벗기기 쉬웠습니다. 각자의 방법으로 생강 껍질을 벗기고 잘 세척 뒤 중량을 재고 동량의 유기농 설탕으로 버무려 주었습니다. 같은 양의 생강을 나누어 드렸는데 손질 후 생강의 무게는
모두 달랐습니다. 각각의 성격이 여기에서 드러납니다. 작은 티끌, 작은 흠집 하나도 남김 없이 잘라 뽀얗게 손질하신 조합원은 무게가 제일 적게 나갔습니다. 큰 흠집만 제거하는 최소한의 세척으로 버려지는 무게를 최소화한 조합원도 있고요. 어떤 조합원은 햇 생강을 물에 담가 고무장갑을 끼고 박박 비벼 껍질을 벗겨내기도 하신다고 합니다. 각자의 방법으로 깨끗하게 손질만 하면 되는 작업이라 어렵지는 않지요. 다만 귀찮은 게 가장 큰 걸림돌이겠지요. 이번 모임에 참여 하신 조합원들도 그런 어려움을 호소하며 함께 모여 만들면 그 수고로움이 즐거움으로 바뀌니 신청하셨다고 하십니다. 함께 하는 작업은 혼자 하는 귀찮음을 이길 수 있지요. 조합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또 다른 귀찮지만 쉽게 할 수 있는 주제를 고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깨끗이 손질된 생강을 각자 가져 온 도마와 칼로 얇게 얇게 썰었습니다. 써는 것도 조합원분들의 성격이 보이네요. 투박하게 자르신 분도 있고 얇게 자른 분도 있습니다. 어떻든 상관 없지요. 설탕과 버무려져 발효가 되면 설탕과 생강은 하나가 되어 좋은 성분들이 빠져나올테니까요. 각자 썰어둔 생강에 동량의 유기농 설탕을 넣고 잘 버무려 준비된 열탕 소독한 밀폐용기에 넣어줬습니다. 통계피가 있어 조각내어 중간중간 넣어 주었습니다.
사과나 배가 있으면 생강과 설탕 버무릴 때 함께 넣어도 좋다는팁도 알려 드렸습니다.
생강을 즙내어 끓이는 방법보다 간편하여 생강 손질이 끝난 뒤에는 비교적 손쉽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오늘 참석하신 조합원들은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주시고 호응해 주셔서 모임분위기가 참으로 좋았습니다. 감사하게도 마을 모임에 관심 가져 주시고 의견도 내어 주셔서 다음 주제에 반영하겠다는 이야기도 드렸습니다.
맛있게 만든 생강청과 함께 깊은 가을 그리고 긴 겨울을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