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사과 생산지(생산자: 김한영) 견학

일시: 2014년 10월 25일 토요일

장소: 경북 의성 사과 생산지

참가: 울림두레와 고양파주 조합원(약 45명)

내용: 소감 및 체크리스트

생산지가 멀어서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도 도착하니 점심 시간이 다 되었다.

식사 전에 생산자님과의 간단하면서 깊이있는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귀농하여 사과 농사를 짓게 된 사연과 여러 가지 어려운 점, 보람,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듣고 궁금한 점을 묻는 시간이였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꾸 웃음이 나온다.

한영씨( 울림두레생협 개별나눔 팀장님 출신 )가 언제 이렇게 사과농사 전문가가 다 됐지?

저렇게 의욕이 넘치고 자신감이 충만하다가 실패하면 어쩌지? 란 오지랖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

40년 된 후지(부사)사과 밭이 5000평이다. 정말로 넓은 밭에 사과도 참 많이 달려있다.

농사는 수확이 제일 힘들다던데 맞는 말 같다. 저 많은 사과를 언제 다 따서 선별하고 포장하고 등등,, 갈무리 하는 시간이 더 길겠다는 생각에 한 숨이 나온다.

거기다가 2000평에 미니사과를 더 심어서 3년 후 부터는 수확이 가능하단다.

그 때 쯤이면 좀 더 숙련된 농부가 돼서 어렵지 않을련지.. 동생 같아 그런지 자꾸 걱정이 된다. 아마 어린아이 셋을 키우면서 집안일하랴 농사일하랴 동동거리고 있는 부인 생각이 앞서서인가 보다.

사과 수확하는데 드는 인간비만도 1500만원 정도가 든다니 참 규모가 크긴 하다.

사과 농사를 짓는데 일 년에 평균 20회 이상의 농약을 사용하는게 일반 관행농이고 저농약은 10회 정도 친단다. 이 밭은 8회만 쳐서 농약잔류 검사 결과도 아주 만족스러웠단다.

내친 김에 2~3년 후에는 무농약에 도전해 보겠다는 생산자님이 자랑스러웠다.

사과 농사는

전지(나무 잔가지 다듬기) ⟶ 꽃 따기 (다섯 개 중 한 개만 남김) ⟶ 15cm 간격으로 사과 따기 ⟶ 18~20일 간격으로 농약 치기( 보통은 12일 만에 한 번씩 친단다.) ⟶ 3차 적화 후 잎따기 ( 햇빛을 가리는 잎은 따야지 색이 잘 나온단다 ) ⟶ 그 다음은 날씨를 관장하는 하늘님의 도움이 필요하단다. (올 해처럼 태풍이 없는 해는 풍년 일 수밖에) ⟶ 11월 중순까지 수확 ⟶ 감사비료 치기( 한 달간 1.5톤 트럭으로 20대 분량의 퇴비를 준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들도 알게 됐다.

- 사과의 시세는 소비자나 생산자가 결정하는게 아니라 상인에 의해서 결정된다(가격 결정에 중요한 사과의 색깔은 질소질이 강하면 안난다.)

- 종자도 우리 토종 종자는 거의 없고 후지,아오리 등 일본 종자가 많다.

- 우리나라 사과는 씨앗이 5개, 일본은 8개가 보통이란다.

- 도장지(나무에 새로 젓부치는 것)가 계속되면 한 나무에서 100년 동안 사과를 딸 수도 있다.

- 부사는 서리를 한 번 맞고 나야지 당도(16brix 이상)와 색이 좋아진다.

- 꿀이 박힌다는 것은 솔비톨이 많다는 건데 이 것도 서리를 맞기 때문에 생긴다.

- 농약을 안하면 노린재. 점박이. 새가 쪼은 흔적, 벌 등 때문에 수확량이 적어진다.

- 농약은 살충제(응애, 노린재 제거용). 살균제(탄저병, 잿빛 곰팡이 제거용)가 있는데 살충제는 네 가지를 섞어서 쓰고 살균제는 한 가지만 사용한다.

- 수확 후에는 나무에 기름(황)를 쳐 주는데 내년에 대비해서 ‘응애’를 없애기 위해서이다.

어쩜 귀농한지 1년도 안됐는데 이리 많은 사실들을 알까~~

우리 생산자님이 참, 자랑스럽다~

귀농을 하니 교육도 많이 받아야하고 농사만 짓는게 아니라 할 일들이 많더라는 말을 들으니 귀농도 젊어서 하는게 더 좋겠구나란 생각이 든다.

간담회를 끝내고 비빔밥과 어묵국으로 점심을 먹고 본격적으로 사과를 따기 시작했다.

일주일 정도 후에 따는게 더 적기라면서 잘 익은 쪽부터 따기 시작했는데 몇 십명이 따는데도 전혀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 사과가 많이 달려있다. 좋아해야하는건지,,

사과 색이 예쁘게 나오기 위해 사용하는 반사필림이 깔린 곳은 눈에 띄게 사과색이 좋았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자연색을 내기위해 깔려 있지 않았다.

꼭지가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돌려다는 사과, 높은 곳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따야 했다.

노오란 사과 상자로 100박스 정도 딴 듯하다. 딴 것을 모아서 실어 나르는 것도 일인데 이것은 생협의 남자 직원들이 많이 도와줬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마무리를 하고 저녁을 먹었다. 먹으면서 두 단협의 생활재 위원들과 생산자님을 모시고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

밭의 토양상태부터 수확 후 저장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가며 하는 체크리스트작성. 생산자님께는 소비조합원의 궁금증을 알려줄 수 있고, 조합원들에게는 생산자님의 노고와 정성을 알리는 매개체가 되는 체크리스트라서 시간이 걸리고 날이 어두워져도 정확히 하는게 중요했다.

이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생산자님의 마음 자세에 고마움을 느꼈다.

지금은 울림두레생협에만 공급하고 있지만 이 번 기회에 고양파주두레생협에도 공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곳은 김한영 생산자님이 한 때 직원으로 근무했던 곳이다.

이러니 얼굴이 보이는 사람의 관계라는게 얼마나 중요한가? 이 건 돈으로 계약해서 되는 일이 아닌 것이다.

우리는 믿을 수 있는 생산자님이 있어 든든하고,

생산자님은 판로의 걱정을 조금은 덜 수 있으니 든든한 것이다.

앞으로도 이 맛난 사과를 계속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견학을 마무리하며 올라왔다.

이틀 후,

우리가 딴 사과가 각 매장으로 들어와 판매되고 있다는 흐뭇한 이야기를 들으니 그 날이 생각나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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