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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 망원역 서명전 유가족과 함께 했어요

박수경(너굴뽕) | 2015.06.24 11:37 | 조회 1104

6.23 화요일 망원역

6:30-8:30 오늘은 성호 다영어머님이 오신다는 소식에 원래 시작시간인 7시보다 30분 빨리 서명전을 준비하였습니다. 혹여나 도착했을 때 쓸쓸함을 느끼실까 배려하신 망초의 마음씀이 무척 고맙습니다.

아이 밥 먹이고 남편에게 맡기고 나오느라 7시30분이나 되어 도착해 오랜만에 뵌 성호 다영 어머님과 인사드렸을 때, 다영 어머니 "여기는 서명을 정말 많이 한다~"하시는 말씀에 마음이 아픕니다.

늦었지만 피켓을 들고 힘주어 외칩니다. "배가 침몰한지 일년이 넘었지만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부의 시행령은 오히려 진실을 감추기 위한 것입니다. 유가족 모두는 시행령 폐기를 요구합니다. 시행령 폐기를 위해 여러분들의 서명이 큰 도움이 됩니다. 시행령 폐기하고 제대로된 진상조사를 요구합니다.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 세월호가 있습니다. 미수습......"을 얘기하려했을 때 울컥하며 말문이 막힙니다. 눈물이 핑 돌 것 같지만 꾹 삼키고 다시 외쳤습니다.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서 돌아오지 못한 가족이 있습니다. 정부는 진상규명의 의지도 없고 인양에 대한 의지도 없습니다. 중국은 침몰 5일만에 배를 인양했습니다. 제대로된 진상규명을 위해 서명에 동참해 주십시오..."

목소리를 높여 외치는 것이 내 마음을 다잡기 위함인지 지나가는 누군가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함인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소리 높여 외쳤을 때, 못마땅한 표정으로 지나가는 누군가는 한소리 하려다 오히려 눈을 피해 가고, 역앞에서 노점을 하시던 누군가는 30분을 망설이다 망설이다 서명을 하러 나서주셨지요. 침묵하기 보다는 소리높이고, 가만히 있기 보다는 행동하는 우리가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서명... 그동안 너무 많이 했는데 또하냐는 질문도 받습니다. 네!! 하고 하고 또 해야 합니다. 진실을 감추기 위한 자들은 힘을 가지고 더 조직적인 은폐를 위해 판을 쥐고 흔들어 댑니다. 흔들리지 않기 위해 막아내고 쳐내고 각각에 대응하기 위한 서명 100번이라도 해냅시다.

8:30분... 자리를 정리하고 성호 다영 어머님을 배웅해 드렸습니다. 꼬옥 한번씩 안아드리니 오히려 힘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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