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위원회

줍깅 3월 - 후기

가지 | 2021.04.30 16:02 | 조회 280

-활동명: 쓰레기 '줍깅'

-활동일시: 2021년 3월 24일 10:30-12:30

-장소: 꼬물이부엌~ 성미산 일대

-참가자: 환경위원회(김지선,전승은,조승연), 서부지구마을위원회(낭만,두은,원더우먼), 사무국(피아노)

-후기 작성: 전승은

올해 서부지구 마을모임을 조심스럽게 준비하며(마을위원회) 첫모임은 환경위원회 출범과 함께, 환경과 관련된 활동을 해보기로 했다. 마을위원회는 그동안 면생리대 만들기, 과일청 만들기, 공정무역이야기 나눔 등 다양한 주제로 조합원들을 만나왔다. 만들기 활동은 이야기를 펼치기도 좋아 마을모임에서는 주로 늘 무언가를 함께 만들곤 했는데, 이번에는 "만들지 않는" "지구에 해가 되지 않는" 경험을 한번 나눠보면 어떨까 하고 "쓰레기 줍깅"을 기획하게 되었다.

아이와 산책할때마다 '엄마 이건뭐야~? 이건 뭐야~?'하고 길바닥에 버려진 플라스틱 뚜껑이며, 패트병을 만지려는 아이에게 깜짝 놀라 '안돼 지지!' 이건 쓰레기야, 만지면 안돼! 그리고는, 버리면 안돼! 하며 바닥에 도로 탁 버리곤 한다. "만져서도 버려서도 안되는" 이 존재를 대하며 마음이 늘 좋지 않았다. 내가 버린건 아니지만 내가 한번 더 버리는 기분.. 그래서 아이와 산책갈때에 쓰레기를 주워볼까하고 최근에 집게를 하나 사두었다.

아이는 곧 자라 걸음이 빨라졌고 아이를 쫓아다니며 쓰레기를 주울 여유도 없어졌다. 일상에서 골목에서 쓰레기가 늘 눈에 보이지만 맘 먹고 이걸 주워야지 준비하지 않고서야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오늘 환경위원회와 마을위원회가 두 그룹으로 나누어 장갑과 집게, 쓰레기 담을 봉투를 가지고 성미산을 올랐다. 출발과 동시에 이미 골목 바닥 한쪽을 가득 채운 담배꽁초를 발견했다. 이러다가는 산 입구까지도 못갈거라며 담배꽁초들을 모른척(?)하며 산으로 향해야했다.

역시 눈에 띄게 많은 것은 비닐과 플라스틱류. 패트병, 일회용커피컵, 담배꽁초, 그리고 일회용마스크와 물티슈도 제법 많았다. 코로나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제대로 분리배출 되지 않는 양도 많아졌다. 집에서 쓰는 양이 늘기도 하여 체감하고 있었지만 하나하나 직접 줍고 분류하고 보니 그야말로 플라스틱 "어택"이었다.

어제 개똥이네 고학년들이 쓰는 공간이 하도 지저분하고 청소가 되지 않아 당번을 정해 돌아가며 청소를 하자 했다. 아이들은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줍는 사람 따로 있냐"며 반박했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나는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함께 쓰는 공간이잖아"

더 이상 누가 이걸 이렇게 버렸냐고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화가 나지는 않는다. 이렇게 많은 쓰레기는 어디에서 나온걸까, 어디에서 시작된걸까. 나도 모르게 일상에 스며든 이 편의는 쓰레기가 되어 나에게 되돌아오게 되었다.

쓰레기를 주웠을때에 당장 골목과 산은 깨끗해지지만 그게 과연 진짜 깨끗해지는걸까. 이 쓰레기는 또 어디론가 가서 태워지거나 매립될 것이고, 기껏 열심히 분리배출한 비닐과 플라스틱도 어차피 대부분 재사용이 불가한 것들이다. 무엇보다 그 양이 너무. 너무나. 너무하게 많다.

양손이 무거워 눈앞에 쓰레기를 두고도 다 줍지 못하고, 담배꽁초는 다음에 날 잡고 따로 주웁시다.. 라며 산을 내려오는데, 우리의 "작은습관"이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기업에 책임을 묻고 법적인 규제를 요구하는 것, 일상에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사지않고 거부하고 줄여나가는 것...

종종 이렇게 함께 움직이고 생각을 나누다보면 세상이 조금씩은 바뀌겠지...?

줍깅, 플로깅, 울림두레생협, 환경위원회, 마을위원회, 마을모임, 쓰레기없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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